시흥4동 유호빌라에 사는 박수길 씨를 칭찬합니다.

신철호 기자 | 기사입력 2019/04/25 [18:29]

시흥4동 유호빌라에 사는 박수길 씨를 칭찬합니다.

신철호 기자 | 입력 : 2019/04/25 [18:29]

▲  박수길씨와 이경자씨 부부   © 신철호 기자

 

[금천저널24= 신철호 기자] 요즘 메스컴에는 욕망이 커져서 더 가지려고 하다가, 더 누리려고 하다가 패가망신한 뉴스와 불명예스럽게 삶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소식들로 가득하다. 욕망은 시소와 같아 서 항상 조절을 하지 않으면 일시에도 일을 망치게 된다고 한다. 이런 시대에 한 켠에는 편견과 욕심을 버리라는 장자의 교훈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. 금천구의 굿피플을 찾아 칭찬릴레이를 시작하며 미담을 전한다. / 編輯者 주

 

-생활쓰레기가 내버려진 골목길을 32년간 변함없이 묵묵히 청소를 해주시는 이웃 때문에 몰라보게 시흥4동 골목길이 깨끗해져 그 주인공을 소개하고 싶다는 이웃들의 제보가 접수되었다.

비가 내리는 25일 그 칭찬의 주인공인 시흥4동 유호 빌라에 살고 있는 박수길(64)씨를 금천지역언론사인 금천저널과 함께 만나러 갔다. 도착한 그 시간에 박수길 씨는 비가 내리는데도 골목길 한 켠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점퍼로 갈아입고 한 손엔 쓰레받기, 또 한 손엔 빗자루를 들고 골목길 이곳 저곳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담고 있었다.

분주한 손놀림은 하루 이틀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. 묵묵히 청소를 하고 있는 박수길 씨게 인터뷰를 요청하자, "특별한 일도 아닌데 언론에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면 어떻게 청소를 할 수 있겠느냐"며 겸손하게 인터뷰를 사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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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간의 설득 끝에 인터뷰를 허락 받아 박수길씨의 작은 인생담을 들어보았다. 땅끝마을인 해남군 송지면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수길씨는 금천구가 개발되기 전 1976년부터 현재까지 약 44년간 금천구에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금천구에서 떠날 일이 없다며 금천구가 제 2의 고향이라고 웃으며 말했다.

다음은 박수길씨와의 인터뷰 내용

A
언제부터 이렇게 골목길 청소를 시작하셨나요?

B
아내가 이웃을 돕는 통장 일을 하다 보니 남편인 저도 작은 것이라도 이웃을 돕고 싶어 1987년부터 하루에 1~2시간씩은 근무를 마치고 청소를 해왔던 것 같습니다.

 

A 청소할 때 귀찮거나 힘들지 않으세요?

B
힘든 건 없죠.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한 것도 아니며 제가 좋아서 하기에 제 스스로의 보람인 것이죠.

A
청소하는걸 평소 좋아하셨나요?

B
부모님 영향이 큰 것 같아요. 제 부모님도 그랬거든요. 집 앞 마당 청소부터 마을 골목길을 울 아버지 어머니가 일찍 일어나 청소를 매일 하셨어요. 어릴 때는 그런 부모님이 이해가 안됐죠.

"
뭐하러 힘들게 고생하시나" 하구요. 그런데 저도 처음엔 아내를 돕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이제는 제가 좋아서 하다 보니 부모님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네요.

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한 것도 아닌 스스로의 보람 이었다는 것을요

A
청소를 할때 무슨 생각을 하며 하세요?

B
무슨 생각요? ..제가 근무를 마치고 집에 들어올 때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지
않고 쓰레기가 어디에 많이 버려져 있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요.

청소를 하면서 주변 이웃 분들이 " 우리동네 정말 깨끗하다"고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요. (웃음)

A
칭찬을 받은 소감은 어떠세요?

B
칭찬을 해주신 이웃분들께는 감사한 일인데요 청소 잘한다고 칭찬 받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? 저보다 더 칭찬받을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엄청 많잖아요. 그래도 칭찬받으니 쑥쓰럽지만 기분은 참 좋네요.

A
기억나는 에피소드 및 보람이 있다면요?

B
이웃 분들이 저의 이름을 잘 모르니 언제부턴가 "말없는 아저씨"라고 부르더라구요. 청소를 하고 있으면 중고등학생 및 주부들이 " 말없는 아저씨다"라고 말하며 "동네를 위해 수고하십니다"라며 음료수를 건네주고 갈 때 표현하기 힘든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.

A
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?

B
가장 먼저 저를 이해해 주고 응원해주는 아내인 이경자 여사에게 고맙죠. 어떤 날은 제가 돈 받고 청소하는 줄 알고 지나가는 주민들이 물 뿌려가면서 청소하라고 막 소리지르는 주민들도 있고 또 지시하는 사람도 있어 그 광경을 본 아내가 속이 많이 상해 운 적도 있었거든요. 그래도 아내가 잔소리 안하고 건강할 때까지 오래오래 동네를 위해 봉사하라고 응원해 주더라구요.

그리고 등산로 입구가 집 앞에 있는데 비가 많이 내리면 토사가 흘러 내려와 골목길이 지저분해지고 붕괴위험이 있고 또 모기들이 많아 인근 주민들이 장마와 여름 때만 되면 피해를 보고 있는데요. 금천구청 관계가 현장에 나와 주민들이 살아가면서 불편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게정비와 방역을 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.

[epilogue] 인터뷰를 마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 역사적으로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사회와 시대를 통찰하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었다. 그래서 사람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도록 도왔었다. 이 사회는 누구를 돕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나 추구함이 없이 봉사하는 이들 때문에 발전한다. 작은 봉사라고 생각하는 박수길씨의 청소가 어쩌면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고 삶을 포기하려던 이웃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/'굿피플' 탐방을 마치고. 공동취재 뉴스브라이트 노익희 기자 

 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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